쿤스트 뮤지엄 바젤(Kunstmuseum Basel) 관람 준비
스위스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바젤 쿤스트 박물관은 시내쪽의 두개의 건물 Hauptbau(본관)과 Neubau(신관) 그리고 강변쪽으로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한 Gegenwart (현대미술관)으로 나뉘어져 있다. 주로 우리가 기대하는 15세기부터 현대작품들은 본관과 신관에 걸쳐서 전시되어 있고 현대미술관(Gegenwart) 건물에서는 보다 실험적인 현대작품들이 전시된다.
이 박물관의 관람은 박물관 정원에 있는 로뎅의 "칼레의 시민들"과 건물 사이 모서리에 길게 설치된 형광색의 바 (자칫 지나지기 쉬운) Dan flavin 의 "무제"의 관람으로부터 시작된다.
Kunstmuseum Basel 세개의 건물 평면도
위에서 볼 수 있듯이 본관 0층에 티켓부스가 있고 오디오 가이드를 대여할 수 있으며, 입장전에 소지품과 가방을 사물함에 보관하도록 되어있다. 본관 먼저 관람 후 로비에서 지하1층으로 내려가면 신관으로 통하는 통로가 있다.
별도의 관람 안내 책자가 없고 이 도면만 한 장 받을수 있으니, 보고 싶은 작품들이 대략 어디쯤 있는지 확인하고 시간 배분을 잘 하여 관람하길 추천한다. 사실 이 세 개의 동을 모두 제대로 관람하려면 하루 종일도 걸릴수 있다. 이번 방문때는 평일이라 방문객 수도 적고 동선도 편안해서 처음부터 자세히 보고 천천히 움직이다 보니, 나중에 시간에 쫒겨서 보기 귀한 현대 작품들을 스치듯 지나야 했던것이 너무 후회스러웠다ㅠㅠ.
관람 순서는 본관 0층 부터 1층 2층 그리고 내려와서 지하통로로 내려가 신관 2층으로 올라간뒤 다시 아래로 내려오는 동선이다. 본관 1층에서 너무 시간을 보내지말고 계속해서 너무 많은 귀한 작품들이 기다리고 있으니 부지런히 움직이시길 :)
관람료는 성인 26Fr이고 어린이 8Fr 이다. 여행하시는 분들은 스위스패스를 이용하면 무료로 관람이 가능하고, 바젤 호텔에서 숙박시에 무료로 지급되는 바젤카드를 이용하면 50% 할인이 된다고 하니 참고 하시면 좋겠다.
쿤스트 뮤지엄 바젤(Kunstmuseum Basel)의 역사
문화예술의 도시 스위스 바젤은 인구당 뮤지엄 수(인구 1만 명당 뮤지엄 1곳)가 가장 많은 예술 도시다. 그리고 바젤의 예술적 가치를 높이는 데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쿤스트뮤지엄 바젤은 이 도시의 수준 높은 예술성을 상징하는 곳이기도 하다.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공립 미술관인 이곳은 2016년도에 기존 미술관에 현대관을 추가로 개관하며 3개의 관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면서도 차별화된 큐레이팅을 한다. 특히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건축가들이 익명으로 펼친 경쟁 끝에 뚫고 완성된 신관 건물은 바젤이 뮤지엄의 도시일 뿐만 아니라 건축의 도시라는 사실을 충분히 보여주고 있다.
스위스의 건축가 크리스 &간텐바인 (Christ & Gantenbein) 이 증축을 담당한 신관 건물은, 지하를 통한 메인건물과 연결이 되는 형태이다. 매우 인상적인로 심플한 회색 시멘트 벽면으로 이루어진 이 건축물은 작품을 많이 소장하고 전시하는 기능적인 면 뿐만아니라, 주변 건축물들과의 조화면에서도 많은 고민 끝에 탄생한 또 하나의 작품으로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본관 건물에는 15세기부터 1960년대 사이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으며, 신관에는 1960년에서 1990년 사이의 작품들이 귀한 작품들이 전시되고 있다. 전 시대를 아우르는 다방면의 작품들로 유명하다. 렘브란트, 에두아르 마네, 클로드 모네, 폴 세잔과 빈센트 반 고흐를 비롯하여, 현대미술 컬렉션에는 앤디 워홀과 엔초 쿠키, 마크 로스코의 명작들도 포함되어 있다. 또한 사진과 초현실주의 등을 테마로 한 단기 전시회도 수시로 열리고 있다.
피카소(Pablo Picasso)이야기
스위스의 소도시 바젤의 아트페어를 세계적인 위상으로 올려놓은 한편의 드라마틱한 이야기가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때는 1967년 4월, 바젤의 작은 항공사 글로브 에어(Globe Air) 비행기가 키프로스에 착륙하던 중 추락하는 사고가 있었다. 이 참사로 인해 이 작은 항공사는 곧 파산하게 되었고, 회사의 대주주인 Peter G. Staechelin는 막대한 보상금을 마련해야만 했다. 그는 급히 고흐 그림 한점을 320만 프랑에 팔았지만 부족했고, 때문에 바젤 시립 미술관에 대여중이던 피카소의 그림 “Les deux frères(두형제)" 와 “Arlequin assis (앉아있는 광대) ” 을 매각한다는 계획이 일반에 알려지게 되었다.
바젤 시립미술관의 19세기 및 고전 모더니즘 예술 큐레이터인 Eva Reifert는 피카소가 1905년에 그린 "Les deux frères"와 1923년에 그린 "Arlequin assis"는 피카소의 큐비즘 시작과 끝을 의미한다고 말하며 그것들이 박물관 소장품에서 사라진다는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에 미술관은 '미술사에 큰 가치' 인 이 작품들을 시의 예산으로 구매하여 미술관이 계속 소장하는 방안을 제안하게 되었고, 작품의 구입을 위해서 840만 스위스 프랑이라는 큰 자금이 필요하게 되었다. 바젤시는 긴급 예산을 투입하여 약 600만 스위스 프랑을 마련하고, 잔금은 후원자의 모금에 의존하기로 했다.
하지만 세금으로 미술품을 사는 것에 반대하는 이들도 있었다. 바젤의 예술가들조차 스위스 현대 미술가의 작품이 아닌 피카소의 작품을 위해 후원자들이 나선다는 사실에 반대했다. 민심은 피카소의 그림을 사는 것에 찬성이냐 반대냐로 나뉘었다. 젊은세대와 구세대, 스위스 독일어권과 프랑스어권의 대립으로 번졌다. 급기야 피카소의 작품은 스위스의 정치, 세대, 지역을 나누는 이슈가 되었다.
그러나 바젤의 시민들을 중심으로 모금이 시작되었고, 바젤유권자의 54%가 피카소 작품을 지키기 위한 공적자금의 지출에 동의함으로써 두 작품을 지켜내게 되었다. 이 일이 있은 후, 바이엘러를 포함한 수많은 이름없는 많은 개인 컬렉터들의 헌신에 힘입어, 오늘날 바젤이라는 작은 도시는 유럽의 어떤 커뮤니티에도 존재하지 않은 "최초의 시민 뮤지엄" 을 갖게 되었다.
그 당시 피카소는 86세로 남프랑스에 머물고 있었는데, 자신의 예술을 선호하는 결정을 내린 바젤 시민들에 감명을 받고 바젤 미술관의 감독인 프란츠 메이어를 자신의 스튜디오로 초대하여 모두 작품 세점을 선물로 내주었다. <비너스와 에로스>(1967) 과 <커플>(1967) 그리고 피카소의 큐비즘을 알리 예술사의 상징적인 작품인 <아비뇽의 스케치 Les Demoiselles d'Avignon> 이다. 그것은 "바젤의 젊은이들에게 주는 거장의 선물" 이었다.
피카소가 작품을 기증했다는 소식에 이번엔 바젤의 아트컬렉더들이 감동을 받아, 그들이 아끼던 피카소 작품을 미술관에 기증하게 되었고, 이렇게 해서 피카소와 아무 연고도 없던 바젤 시립미술관은 피카소 미술관 다음으로 많은 피카소 걸렉션을 갖추게 되었다. 이는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는 기적같은 이야기이다.
별 준비없이 미술관을 방문했던 나는 이 스토리에 크게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결국 이 놀라운 미술관에서 난 세계에서 두번째로 많은 피카소 작품을 만날수 있었던 깜짝 선물까지 덤으로 받은 사실을 후에 알게 되었다.
2018년 쿤스트 뮤지엄 바젤은 전시회에서 "돈" "박물관 테마" 두가지를 주제로 이 이야기를 동영상으로 제작하여 재미있게 대중에게 전달하였다.
이제 쿤스트 뮤지엄의 많은 스토리를 뒤로하고, 본격 관람을 시작해 보자!
내가 생각하는, 놓치지 말아야 할 관람 포인트는 다음 편에 소개해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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